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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과다 섭취하며 영혼이 결핍 된 글을 쓰고 있으면, 피속에 함유되어 있던 니코틴이 결핍 됨을 느끼고,
기어이 기어나가 창문을 살포시 열고는, 그 해롭다는 나프틸아민,니켈,비닐 크롤라이드,비소,카드뮴을 폐속
깊숙히 집어 넣는다. 카페인과 니코틴의 조화가 절정에 이를 때, 비로써 나는 무아지경에 빠져 들어, 나에 자아가
인식도 못 할 정도에 글 들을 써 갈긴다. 그 글을 시간이 지나 다시 보자면, 이것은 글이 아닌 순수한 문자이다.
소리내어 읽지만 뜻은 없고, 무언가 판에 박힌 듯 지겹고 고루하다. 이것이 과연 무언가의 형식을 띈 서류, 또는 그 비슷한
것이 될 수 있을까? 부끄럽고, 또 한번 피속에 니코틴 결핍을 느끼며, 커피를 마시면서 서서히 나를 죽이는
담배를 피워야 할지? , 피운 뒤 커피를 마셔야 할지 고민한다.
감성에 축축하게 젖어 키보드를 눌러되고 있으면, 내 체내 알코올도수가 낮아지는 것을 느낀다. 평소 뻑뻑하던 안구가
증발하는 알코올을 막으려는 듯 눈물로 보호막을 만든다. 그러면 괜히 슬픈 것 만 같다. 이유를 알 수 없는,내 내면 깊숙히
이런 날을 기다리며 숨어 있던 무언가가 사방을 끌기 시작한다. 그럼 뭐 뽀쪽한 수가 없다. 그저 졸랑졸랑 밖으로
나가 시원하게 보관되어 있는 초록색병을 하나 들고는 집으로 갈 수 밖에, 그게 아니면 어느순간 밤거리를 취한채 배회
하는 나자신을 발견 하겠지. 누구와 어떤 술을 어디에서 먹었는지 기억도 못한 채로 말이다.
냉정한 아침, 지적 활동을 시작하며, 밤사이 활개치던 감성을 다 싸그리 개나 준 뒤, 책상에 앉아 있노라면,
삶에 질문들이 밀려온다. 어디쯤에 있는지? 목적지는 어디인지? 나는 정확히 누구인지?
아무리 지속해야 답이 없는 이런 물음에 지칠 때도 됐는데, 단세포 생물마냥 버릇처럼 계속된다.
그리고 버릇처럼 잊는다. 또 버릇처럼 살아가고 , 버릇처럼 커피를 마시고, 버릇처럼 글을 쓰고, 버릇처럼
담배를 피고, 버릇처럼 술을 마시고, 버릇처럼 살아간다.
이 모든 버릇이 나를 죽여가고 있는데도, 나는 나름 잘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난 이 버릇들을 습득했고 , 그 덕에 견디고 있으니깐!
그래도 이제는 조금의 변화를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지난 밤 담에 걸려 밤잠을 설쳐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하게 극구 부인한다.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자기관리를 이렇듯 철저하게 외면하고 살았다니...
이제 죽지 않을 만큼만 바꾸어 보자, 죽지 않을 만큼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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