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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안개

BoilAdvt 2011. 5. 11. 20:14
그들은 웃으며 모든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머리를 갈라놓고 뇌속을 파헤쳐 보면 나오는것은 똥 천지다.
시간이 지나 그 가능하다고 호언장담 했던 일들에 대해 물어 보면 얼굴색이 변한다.
가능은 하나 환경때문이란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위대하신 실력을 가지고 웃으며 모든것을 포용할것 처럼 굴던 그들은 왜 그때 환경과 다름과 실수라는 변수를
생각지 않았던걸까?

이미 그들은 웃으며 우리에게 선을 그었다.
의심말라한다. 두려워 말라한다. 따지지 말라고 한다.
그래 그러자...예민한것은 나이겠지
그러나 예민한 시나리오는 그들이 시행한다.
의심하고, 경계하고, 두려워하고, 이간질하려 든다.

한없이 맑은 하늘에 심취하고 무수히 많은 외국어로 치장된 미사여구들과 물건들을 나열하며
그들은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부르짓는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십원짜리 생각들을 담아두고는 골목 후미진 곳에 들어가서는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그리고 자신이 상처 받았노라 말한다.
그래 내가 그들에게 상처를 줬나? 그래 그랬구나! 그럼 나의 상처는 왜 보지 않는가?

그런것을 방식이라고 말한다.
방식이 다르다.
또 그런것을 스타일이라고 한다.
스타일이 다르다.
또 그런것들을 생각이라고 한다.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내가 말한다.
그런것은 열정과 정성이라고
그리고 묻는다. 그래서 그환경에서 그것을 할수없었냐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했다. 중은 훌쩍 떠나가지만
또 어떤 절에 들어갈지 모른다.
그러나 그절이 좋으란 법도 없다.
그러나 무너져가는 절의 주인은 떠날래야 떠날수 없다.
중들이 오고 떠나가더라도 말이다.

이제 그들이 아닌 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떤 남이 나를 보며 평가 하듯 나도 안경테를 매만지며 점수를 매긴다.
한번에 수십가지 이유들을 찾아낸다.
그 어떤 남이 나에게서 찾아 내듯이 말이다.
나는 욕을 한다. 이미 나는 후미진 골목에서 익명의 누군가를 난도질 하고 있다.
내겐 수십가지 이유가 있고 또 익명의 누군가는 여기 없으니 말이다.
후미진 골목의 모퉁이에는 나만의 자리가 있다.
나도 그들 처럼 유언비어를 만들어 내고 서서히 꺼져가는 내자리의 지반을 느낀다.

내가 가진 전부를 바라본다.
별것이 없다. 아니 아무것도 없다.
갑자기 내 머리속에서 똥내음이 나는 것 같다.
눈에서는 오물이 흘러나오고
입에서는 온갓 이물질이 토해 나온다.

잠이 오질 않는다.
수많은 기억들이 나를 괴롭힌다.
수백만가지 후회들이 나를 습격하여 나의 뇌를 과부하하게 만든다.
또 술을 찾는다.
열에 달구어진 기계에 냉각수를 제공해 주듯이 술을 들이 붇는다.

그리고 분노한다.
안개 속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것에 익숙했고 자신만만했던 내자신의 과거가 뒤에 선선히 들어 오지만
내가 가야할 앞은 안개로 한치 앞을 볼수 없다.
내가 누구인지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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