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나이 50이 넘었고
스위스에 자식과 처가 있다.
문제는 그는 이혼을 했다는것 그의 설명에 의하면 스위스는 이혼하게 되면
남자측에서 많은 법적 비용들을 여성에게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직업은 요리사 였으며 4개국어에 통달해 있었다.
그는 나에게 스위스 요리를 가르쳐 주었고 미숙한 영어를 교정해 주었다.
그리고 케언즈 이후 일정으로 말리바라는 곳을 가르쳐 주었다.
보웬에서 떠나는 날이였다. 피터는 술에 취해 울음을 터뜨렸다.
피터는 잘 살고 있는지
마치 나를 아들 대하듯이 따뜻하게 대해 주었는데
케언즈에서 이것저것 엑티비티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잔고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말은 즉 다시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고자 하는 곳이 있었다.
말리바!!!!!피터가 가르쳐준곳!!!
케언즈 터미널에서 차로 2시간 반정도 걸리는 곳으로 가는 길에 쿠란다를 구경하고 갈수도 있었다.
버스는 산길을 달렸다. 마치 지리산 노고단으로 가는 길처럼 꼬부랑 꼬부랑 산길 단, 다른것이 있다면
주변은 야자수로 뒤덮혀 있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대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론리플렛닛에 의하면 여기 화산지대여서
사화산의 분화구가 유명하다고 한다.
차는 멈추었다. 배낭을 들고 거리를 나섰다.
이제껏 몰랐는데 이곳 정말 에버리진의 천국이였다.
이제껏 동양인을 별로 보지 못한 그들은 신기한듯 나를 쳐다 보았고
"곤니찌와"하며 일본말로 농을 해됐다.
그 거리를 다니는 백인들이 위태로와 보일정도 였으니 오죽 하겠는가?
숙소를 잡으려고 들어간 모텔은 누가보든 손쉽게 밖에서 열수 있는 구조여서 도저히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리 상점을 거닐다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상점이 불타 없어져 있고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으며
데뮬레이션 뭐시기라고 적혀 있었다. 머리를 잠깐 굴리니 에버리진이 약탈과 화염병을 투척해 상점이 불타는 영상이
떠올랐다.
제길 난 어디 있단 말인가?
두어 시간을 작은 말리바 타운을 거닐며 수많은 에버리진을 보았고 그리고 수많은 기형들을 보았다.
그러나 일자리는 없는 듯했다.
체념하고 있을때였다.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주위를 둘러 보니 수많은 에버리진들이 나를 응시 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처음에는 호기심이겠지 했는데 그들의 시선이 여전히 나에게 있었으며 그들의 동선이 나를 따르고 있었다.
머리속으로 생각했다. 나 지금 위기 상황에 있는 것인가?
재빨리 버스 타임을 체크했다. 1시간뒤 케언즈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머리속으로는 발가락이 붙어있는 한 녀석이 몇시냐고 물어봤던게 기억났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는 시간에 관심이 있었던게 아닌듯 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생긴 편집증이였을까?
버스를 놓칠새라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에버리진들중 몇몇이 나의 주위로 몰려 들었다.
이놈들 버스를 타려고 그러나?
아니 그중에 시간을 물어보던 녀석도 있었다.
그녀석이 내 옆자리에 앉더니 몇신지 또 묻는것이였다. 그리고 내 다른 옆으로 술취한
에버리진 녀석이 앉는 것이였다.
그녀석은 몇번을 몇신지 묻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본색을 드러냈다. 시계가 이쁘다는 것이다.
얼마짜리지 물어 보는 것이였다. 난 한국에서 가져 온것이며 얼만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햇다.
그리고 머리속으로 경찰서의 위치를 기억해 내려고 애를 썼다.
술취한 녀석이 계속 나의 베낭에 기대어 자려고 하고 있었다.
시계녀석은 한번만 차보자고 하는 것이 였다...
이쯤 되니 나의 편집증은 현실이 된것이였다.
난 단호하게 말했다. 안된다고 그리고 일부러 자리를 많이 차지 하며 앉아 쫄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했다. 간은 이미 콩알만해 져 있었다. 그리고 술취한 녀석에게 베낭에 기대지 말아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계 녀석이 다른 질문을 해오기 시작했다.
버스가 몇시에 오는지 아냐는 것이였다.
대답하기 싫었다. 그러나 그녀석의 신경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질문을 되려 했었다. 담배 피우냐는 질문이였다. 피운다는 그녀석의 말에 한가치를 건네고는 피우라고 했다.
녀석은 넙죽 받더니 불을 붙여달라는 시늉을 했다.
불을 붙여주며 술취한넘을 관찰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넘은 반응이 느리니 시계녀석 먼저 갈기고 다음 저녀석을
갈긴다음 튀어야 겠다.
이상한것은 그녀석들이 나타나자 주변에서 놀던 에버리진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시계녀석은 다시 나의 시계로 화제를 돌리고 있었다.
나는 이번엔 한국을 아냐는 질문을 했다.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태권도를 아냐고 했다. 내가 태권도 유단자인척해서 우위를 점하려는 계산이였다.
그런데 녀석은 모른다고 했다. 아! 제발 공부좀 하라고!!!
그래도 시간은 흘렀다. 10분정도후 버스가 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시계 녀석은 버스가 안온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숙소는 있느냐 등등
계획은 세워 졌다. 베낭은 버리고 튄다. 첫번째는 시계 녀석이고 다음은 수주정뱅이
뒤에 녀석들이 반응하기 전에 튄다. 경찰서는 5분거리에 있다.
신발안신은 이녀석들보다 내가 더 빠르다.
시계 녀석이 무작정 나의 손을 잡더니 시계를 만졌다.
"hey man what the fuck are you doing"
내가 말하자. 그녀석은 손을 놓더니 나의 눈을 응시하며 화났냐고 물었다.
여기서 눈을 피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물론 나는 화났고 다시는 이러지 마라고 그녀석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의 손은 이미 주먹을 쥐고 있었고 무릎에는 힘이 들어가있어 언제든지 일어설 채비를
차리고 말이다.
그녀석이 눈을 깔았다. 휴!!!!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흐르는것을 느꼈다.
버스가 원래 시간보다 5분정도 지나 도착했고 난 버스를 탔다.
버스에 앉아 밖을 바라다 보니 녀석들은 버스에 타지도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버스가 떠나자 녀석들은 어디론가 걸어가는것이 보였다.
산길을 도로 내려가는 버스안에 나!!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
마치 우울한 노래가 어울릴것 같은 침울한 분위기의 버스안이였다.
그때는 그렇게 충격적인 경험이였는데 ㅎㅎㅎ
지금은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다.
아무튼 말리바는 나에게 있어 피터를 생각나게 해주고 악몽이 떠오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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