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야 달려라 달려!!!
우리를 태운 불사조는 거짓말 많이 보태서 마하의 속도로 항진해 칠더스에 도착했다.
지도상으로는 브리스번과 가까워 보이는 이곳이 서울에서 부산과의 거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지고 있던 론리 플레닛에 의지 한채 지나던 곳의 특색을 살펴 보았다. 낯선 지명에
빽빽히 써진 설명들 무슨 말이야? 그래서 허비베이가 모래섬이란 말이야? 왠 복창 두들기는 소리..
몇몇 관광의 명소가 있었지만 돈이 없는 관계로 패스 기껏해야 왠 조그만 무료 역사박물관만 들렀었다.
숙소로는 팔레스 백팩커, 슈가볼카라반파크, 그리고 칠더스 프랜들리 카라반파크가 있다.
처음 우리는 슈가볼 카라반 파크에 텐트를 칠수 있었다.
칠더스에는 숙소에서 일을 알선해주며 대신 높은 숙박료를 요구한다. 일자리까지 숙소에서
픽업도 해주고 있으며 따로 Fee를 받았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아마도 무료였던듯...
호주에서의 처음 텐트생활이였다. 그리고 처음 전원에서의 밤이였다.
시설은 아주 열악했지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그리고 뿌연 은하수가 내 살아생전
처음으로 볼수 있었던 날이였다.
그때 정말 자연을 보며 위대함과 감동을 느꼈던것 같다. 그리고 왜 이제서야 라는
안타까움도 들었다.
그나저나 처음 텐트 생활은 녹녹치 않았다. 슈가볼의 야영장은 언덕에 텐트 Place가 지정되어
있어서 저 멀리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여과 없이 우리 텐트를 급습해 왔다.
와들와들..있는 옷을 어기적어기적 다 껴입고는 자야 했다. 그나마 잠이 들만 했을때 한번에 강풍에
텐트는 무너져 내렸다.
다음 날 아침, 밤새 추위와 무너지는 텐트와 사투를 하느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주인에게 찾아가
일자리의 여부를 물었다. 한참을 들어야 했다. 주인은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했다. 이럴때는
그저 멍하니 알았다는 듯 웃을수 만은 없다. 이해 할수 있을때까지 물고 늘어 졌다.
주인 입장에서는 짜증이 많이 났었을 것이다. 왜냐면 주인의 말의 요지는 간단했다.
일자리가 없다는것 ㅎㅎ 그것을 10여분동안 같은 말 되풀이하게 했었으니 ....
'우선 밥부터 먹자'
그래도 여유는 있었는지 그런 결정을 내려놓고 텐트 철수를 하고 타운으로 가서 피쉬앤칩스로 끼리를 때웠다.
햄릿의 대사가 생각나는 순간이 였다.
'떠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그 지긋지긋한 브리스번을 떠나 오며 생각했던 정신을 잊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해보자!!
무작정 근처 도로들을 달리며 농장으로 보이는 곳은 죄다 들어 가서 일자리가 있는지 물었다.
그중 거의 대부분이 일자리의 여부는 커녕 농장 조차도 아니였다.
아니 그럼 농장은 어디 있단 말이야?
해가 느엇느엇 져물어 갈때까지 허탕만을 쳤다.
구성원들은 지쳐고 불확실함에 근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근거없는 낙천주의가 우리 사이에 팽배했던것은 사실이였다.
설마 죽겠어!! 이런 생각 ㅎㅎㅎ
칠더스로 다시 향하는 우리의 불사조를 뒤쫒는 땅거미는 우리를 더 근심에 들게 했다.
'아마도 오늘은 칠더스에서 지내야 겠지!!!'
그때 까맣게 잊었던 플랜들리 카라반 파크가 생각이 났다.
그날 아침까지 우리가 알던 숙소는 두군데 였다. 팔레스 백팩커와 슈가볼 ...
아침에 우리 일행이 들렀던 인포메이션 센터의 직원이 정중히 추천한 곳이 바로
플랜들리 카라반 파크로 칠더스 후미진곳으로 10Km정도 떨어져 있던 곳이였다.
아침에 친절한 인포메이션 직원의 통화 내용에 의하면 2일 정도 뒤면 일자리를 얻을수
있을것이라는 답이였다.
그때는 하루가 아까워 내일 당장 일할곳을 찾아 낸다는 기세 였는데 뽀로로 달려가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매달려 안되는 영어로 애교를 피워 되고 있었다.
영어를 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주 호의 적인 아주머니, 파크 이름처럼 플랜들리 하넹!!
슈가볼에 비하면 엄청나게 쾌적한 환경!! 캠프파이어도 할수 있는 공용 야외 공간,
바람을 막아주는 울창한 숲사이에 텐트를 칠수 있었다. 게다가 일자리도 생길것 같으니..
상쾌한 아침! 굿모닝! 텐트 생활에 하루만에 적응해 버린건가.
밤에 보이던 외국인 녀석들은 일을 나갔는지 텅비어 우리만의 정원이 아니던가!!!
우리만 남아 이 자유를 만끽...만끽이 아니구나!!!!
우리만 일이 없구나. ㅜㅜ
이틀이 지났다. 우리만 남았다. 초조해 졌다. 점심이 다 되어가서 주인이 왔다
두근두근, 새근반,네근반, 콩닥콩닥,....
다행이였다 내일부터 일이 있다는 것이다.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내친김에 주변에 우드게이트 라는 해변으로 자축 파티를 가기로 했다.
즐거운 한때 였다. 펠리칸도 보고 호주에서 처음보는 바닷가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웃음꽃이 활짝피었다.
'나 드디어 일이 생겨부렸어!!!!!'
이것이 워킹 홀리데이의 묘미 구나 ㅎㅎㅎ
그런데 진이 빠지도록 물놀이를 하고 돌아온 우리에게 주인이 다시 찾아왔다.
왜지? 또 따로 돈 내야 되는건가? 이놈의 호주는 어디서 돈을 내야되는지 모르니
합당한건가?, 부당한 건가? 오만 생각이 들었다.
또 한참의 대화중 한마디가 귀에 꽂혔다.
"season over"
주인은 우리에게 숙박료를 환불해 부며 미안하다고 했다.
그럼 우리의 파티는 무엇이지. 아까까지 즐기던 그 즐거움은 다 뭐지?
그렇게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실패하고 말았다.
맨땅에 헤딩에 머리에 혹이 심하게 부어 오르는것 같았다.
뇌수가 터진건 아닐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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